세계 1위 불명예 임금체불, 발주자 ‘직접 지급제’가 해법
더불어민주당 주최 정책토론회
임금체불 미국, 일본의 100배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발단
대금 흐름 구조부터 바로 잡아야
건설기계뉴스 | 입력 : 2025/05/21 [20:28]
한국 사회에서 임금체불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임금체불 금액은 2조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국내총생산(GDP)과 노동인구에서 한국보다 월등히 앞선 미국과 일본보다도 100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건설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체불이 전체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체불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로 ‘발주자 직접지급제’ 도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4월 24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임금체불 해결 없이 지속가능한 공정 성장 사회는 없다’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노동자, 학계, 정책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현재 제도의 한계와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대표적인 특수고용 노동자인 타워크레인 기사들조차 단체협약으로 보장된 급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채 수년간 체불에 시달려왔다”며 “정당한 대가를 제때 지급받는 것은 경제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자, 자본주의 질서의 최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벌 회장이든 현장 노동자든 일한 만큼 당당하게 보상받는 사회여야 공정 성장의 토대가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임금체불이 방치되는 사회에서 ‘공정’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법과 제도에 반영하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당내 ‘노동존중실천단장’ 자격으로 입법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건설현장에서 체불이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김문호 민주주의시민연대포럼 상임대표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를 양산하는 근본 배경”이라며 “공정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대금 흐름 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제도 대안으로 ‘발주자 직접지급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 제도는 공사 발주자가 중간 건설사의 계좌를 거치지 않고, 하도급업체나 노동자, 자재·장비업체에 직접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참석자들은 이 제도가 현장의 구조적 체불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계도 이 제도의 실효성을 뒷받침했다. 정재휘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대우건설 사례처럼 발주자가 대금 체계를 통제하고 가압류가 불가능한 계좌를 통해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체불 방지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공공사에서 발주자의 직접지급 의무화 ▲하도급 대금 직불제 도입 ▲전자적 지급 시스템 도입 등의 개선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종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경영학 박사)도 “불법 하도급 관행이 건설 산업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공공부문은 즉시 직접지급을 의무화하고, 민간부문도 일정 금액 이상의 발주에는 전자지급시스템을 강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박승국 선임연구위원은 “하도급 대금의 안정적 지급을 위해 지급보증을 법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금 채권의 압류 금지 조항 등 후속 입법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임금체불이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에 직결된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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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한 ‘임금체불’ 관련 정책 토론회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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