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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주년 인터뷰] 건기임대업계를 진단한다, 오선희 임대사업자 대담

“구인난 건기임대업계, 이미지 쇄신에 여성진입 늘려야”

건설기계뉴스 | 기사입력 2023/08/25 [11:23]

[창간2주년 인터뷰] 건기임대업계를 진단한다, 오선희 임대사업자 대담

“구인난 건기임대업계, 이미지 쇄신에 여성진입 늘려야”

건설기계뉴스 | 입력 : 2023/08/25 [11:23]

 

건기임대업계의 고령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해묵은 과제였다. 본지 온라인 SNL(카카오 채널)에 가입(1천여명)돼 있는 연령구성을 봐도, 20~40대는 18%에 불과하고, 50~60대가 82%나 된다.

 

고령화의 또 다른 이름 구인난. 젊은층이 없으니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건 당연. 건기의 수급조절 실패에 따른 업계의 과잉경쟁, 그리고 이른바 자차조종사(겸 사업자)만 필요로 할 뿐 신규 조종사 양성에 여력이 없었던 업계의 영세성이 오랜 기간 지속되며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20~30대 젊은층이 준다는 것은 향후 업계경쟁력이 둔화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 업계 존폐가 우려되는 수준이다.

 

 

이 와중에 고령화와 구인난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이들이 있다. 남성중심의 건기임대업계에 여성 진입을 늘리자는 것. 그리고 젊은층에게 건기임대업계의 장점 홍보(이미지 개선)에 힘을 쏟자는 이들. 이미 건기임대업계에 진입해 자신만의 특장점으로 성공적으로 업계에 뿌리내린 이들의 얘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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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선희 건기임대사업자(경기, 54세, 오른쪽 사진)

 

-어떻게 건기임대업을 시작하게 됐나?

친구 소개로 건기임대사무실에서 일하게 됐는데, 어느 날 명세서와 계산서를 전해주기 위해 건설현장을 찾았다가 작업하고 있는 굴착기를 보게 됐습니다. 우아하게 움직이는 굴착기가 마치 나비처럼 보이더라고요. 그 자리에 서서 한 시간은 넋놓고 쳐다본 것 같아요. 마음에 품고 있다가 얼마 안 지나 사무실 사장님께 저도 작은 굴착기 살 테니 배차시켜달라고 하니 여자라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1년 안 되게 그곳에서 일하다가 아는 조종사분과 함께 서울에 가서 공육궤도 굴착기를 구매했습니다. 그때가 2007년쯤 될 겁니다. 경기 남부일대에 건설현장 울타리만 있으면 쫓아가 영업했습니다. 동탄에 한참 대규모 공동주택 공사가 진행중이라 그나마 신입치고는 사업을 잘했습니다. 하지만 조종사가 그만두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조종할 사람이 없으니 사업이 될 리가 없죠. 그래서 직접 조종해야겠다는 마음 먹었는데 시작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매송에 있던 조종교육센터에서 입학허가를 해주지 않더라고요. 여성이라 안 된다는 겁니다. 기숙해야 하는데 여성을 위한 시설도 없고, 지금까지 여성이 입학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기숙하지 않고 통학하겠다 조건을 제시했고, 또 여자라서 안 된다는 규정이나 기준이 있냐고 따져 물어서 간신히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몇 개월 배워서 굴착기는 물론 지게차 조종면허까지 한꺼번에 땄습니다.

 

-일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여자라는 이유로 일을 더 늦게까지 시키고 돈은 더 적게 지불하려고 했습니다. 여자니까 뭘 모른다고 무시한 거죠. 또 남자들은 여자니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강했던 것 같아요. 이런 부당함을 겪을 때가 많았습니다.

성추행이나 희롱들도 있었습니다. 남자들 세계에 내가 들어가는 거니까 미리 강하게 마음먹고 시작한 일인데도, 막상 당하고 나면 힘들었습니다. “뭐 하러 여기 왔냐”, “남편은 뭐 하냐는 얘기는 자주 듣는 얘기였습니다.

화장실도 힘든 일 중 하나였습니다. 여성전용 화장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화장실이 없는 현장도 많으니까 늘 참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방광염으로 비뇨기과에 자주 다니기도 했죠.

 

-여성의 건기임대업계 진출에 관한 생각은?

저는 적극 찬성합니다. 여성들이 진입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그렇지, 시작만 한다면 남성들 못지않게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나고 보면 진입이 힘든 것도 아닙니다. 으레 힘들 것이라고 지레짐작해서 그렇지, 남성들과 다를 것 없습니다. 더욱이 현재 조종인력 구하기가 힘들 상황인데, 외국인들이 대체하는 일들이 없도록 여성들의 진입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 진입을 높이기 위해 바뀌어야 하는 것들은?

우선 본인의 생각이 바뀌어야 할 겁니다. 처음 배우고 하는 일인데 어느 하나 쉬운 게 있겠습니까. 건기조종이나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해 생각하지 말고, 난 건기조종사다, 난 건기임대사업자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남성들의 인식 변화입니다. 제가 초창기 일을 할 때 개나 소나 다 한다고 난리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남성 우월주의에 빠져 여성을 비하하고 무시한 거죠.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잘하니까요. 여성들도 배우고 익숙해지면 잘합니다. 동료로 배려해 주길 부탁합니다.

 

7) 건사협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건기임대업계 상생의 물꼬를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독점적이고 분열적인 경쟁이 사라지도록 말이죠. 협력해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건기임대업계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호기 건기임대사업자(경북, 35세, 오른쪽 사진)

 

-어떻게 건기임대업을 시작하게 됐나?

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건기과에서 공부했거든요. 지금은 학교 이름도 바뀌고 과도 자동차과와 통합돼 사라졌지만요. 그때 건기 조종이랑 정비를 배웠기 때문에 건기에 친숙합니다. 당시 건기 관련 심부름 등으로 아르바이트해서 용돈도 벌고 그랬습니다. 이후 대학도 진학하고 군대도 다녀왔는데, 대학 전공(토목학)도 잘 맞지 않고, 전역 후 돈벌이도 해볼까 해서 잠시 조종사로 일하다가 중고 대형 굴착기를 구매해서 본격적으로 임대업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때가 2010년쯤 될 텐데, 4대강 사업으로 임대업이 호황이었습니다. 첫 대형 굴착기 구매 후 1년만에 처분하고 새 굴착기를 구매했으니까요. 이후 몇 번의 위기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임대료 체불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체불 때문에 두 차례 부도도 겪었습니다. 건기를 할부로 구매해서 월 300씩 납부했는데, 체불로 임대료를 받지 못하고 할부금이 미납되면서 금융사가 공매처분을 하더라고요. 첫 번째 부도때 체불액이 컸는데, 36백만원쯤 됐습니다. 그래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현재 사업을 유지하며 잘 버티고 있습니다. 체불만 해결돼도 건기임대업은 할만합니다. 오히려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벌이가 조금 더 괜찮다 보니 직장인 친구들과 비교가 되긴 하더라고요.

 

-젊은층의 건기임대업계 진출이 높아져야 한다고 보는지?

저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층이 많아져야 경쟁력도 충분해지고 그러면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테니까요. 하지만 건기임대업계의 현실은 젋은층의 진입희망은 낮고, 진입장벽은 높습니다. 구조적으로 젊은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죠. 이러다 정말 건기임대업계가 낯선 외국인들에게 다 넘어가거나, 돈 있고 힘 있는 소수의 사람이 장악하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젊은층의 건기임대업계의 진출을 높일 방법은?

우선은 건기임대업계에 대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젊은층이 기피하고 꺼리는 이유는 건기임대업은 3D 직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자기 노력 여하에 따르겠지만, 열심히만 하면, 돈도 잘 벌 수 있고 작업시간도 하루 8시간으로 정착돼 있고, 안전수칙만 지키면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일과 후에는 얼마든지 자기 취미와 발전에 시간과 비용을 들일 수 있습니다.

업계의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인력양성에 투자해야 하는 거죠. 건사협 같은 비영리단체가 초보인 젊은층의 조종기술이나 사업 비법 등을 전수해 주는 사업 등을 펼치면 아무래도 젊은층의 건기임대업계 진출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 마련됐으면 지금보다 건기임대업계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 제도는?

임대료 카드결제제도가 도입되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건기제조사가 건기 생산·조립단계에서 카드결제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봤습니다. 누구는 카드결제가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예외 없이 건기임대료 카드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말이죠. 체불이 그나마 좀 줄지 않았을까요.

 

7) 건사협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불법하도급과 불공정거래 근절 등에 건사협이 당국과 힘을 합쳐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공정하고 정당한 건설산업 문화가 건기임대업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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