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사협, 중꺾마로 어깨를 겯자”

이주성(건사협 이임회장)

건설기계뉴스 | 기사입력 2023/01/17 [09:45]

“건사협, 중꺾마로 어깨를 겯자”

이주성(건사협 이임회장)

건설기계뉴스 | 입력 : 2023/01/17 [09:45]

 건사협과의 만남은 희노애락의 순간들이다. 2017년 건사협의 전신인 전건연 중앙회장이 되었을 때, ‘명품 힘 있는 전건연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포부와 다른 현실. 법정 외 단체라며 국토부는 전건연을 도외시했고, 힘을 합쳐 건기임대업계를 개혁해 보자던 일부 기종단체들은 유불리에 따라 약속을 뒤집었다. 개혁의 진척이 더디자 전건연 내부에서의 날카로운 공격도 이어졌다.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시절. 시행착오에 따른 혹독한 시련을 인내해야 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전건연의 법인설립 인가와 대건협 개혁 요구를 담았던 3개월간의 국토부 앞 릴레이 집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전건연은 건사협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1978년 이후 50년만에 건기임대업계에 설립된 두 번째 법정단체 탄생의 주인공이 됐다.

 

안팎의 도전, 병원신세 지기도

 

혹자들은 이주성이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지만, 그럴 때마다 속마음은 욱신거린다. 할 말은 많지만 한숨으로 대신한다. 어디 그뿐인가. 새 법정단체에 뭉쳐 건기임대 실사업자들의 권리 강화를 도모하자 했더니, 불현듯 자기 말대로 하지 않았다고 딴 살림 차린 그들. 개혁의 동지들이었다. 국토부도 합세해 건사협 쪼개기에 힘을 보태준다. 그때 그 공무원들은 지금 얼굴조차 볼 수 없다. 분출되지 못한 분노가 결국 곪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누워서 했던 그 많은 생각들.

 

 

하지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 빛나는 발자취로 남는 법. 건사협의 분열을 희망했던 모두에게 희망찬 축제의 팡파르를 들려주었다. 건사협은 법정 교육기관으로 우뚝 서 올랐고, 적정임대료 정착과 건기임대료 체불 예방·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건설노조의 위법행위도 단두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지난 1130일 차기 회장에게 건사협의 다음을 넘겨줬다.

 

이제 훌훌 털고 제자리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노파심이라 했던가. 아니 선배의 걱정되는 마음쯤으로 받아주면 좋을 성싶다. 건사협이 회원들의 의무에는 엄격하고, 권리에는 너그러운 단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회원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건사협 리더들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을 터.

또한 우리 내부에 있을지 모를 기득권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건사협 소속 지회의 공정위 철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건기임대차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기득권 철폐·청산을 외치던 건사협 내부에 생긴 기득권이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지난 과거의 낡은 것은 과감히 버리고, 내용이나 형식 일체를 다시 정립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딱딱한 낡은 부대에 새 포도주를 오래 담아 두면 발효과정에서 독한 가스가 생겨 터져버리게 되는 삶에서 얻은 교훈. 건사협 리더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임을 잊지 말자.

 

책임 나누며 함께 숙제 푸는...

 

마지막으로 회원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말을 끝으로 건사협 회장으로서의 마지막 장을 덮고자 한다. 지난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 말인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이다. “오늘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희망 섞인 인터뷰의 제목이었다.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에서 남자축구 대표팀이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이를 다시 인용하면서 유행어가 됐다.

 

 

 

살아내고 버티기 어려운 시기. 우리 건사협 구성원들이 중꺾마로 회원들간 서로 어깨를 겯고 가보는 건 어떨까. 중꺾마를 서로에게 외쳐주면서. 그래서 책임을 나눠 공동의 일, 공동의 숙제를 해내 길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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