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여업자, 스페어조종 ‘알바’

[사설] 생계난에 제 건기 세워놓고 남의 건기 조종사 날품팔이...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3/10/19 [11:08]

벼랑 끝 대여업자, 스페어조종 ‘알바’

[사설] 생계난에 제 건기 세워놓고 남의 건기 조종사 날품팔이...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3/10/19 [11:08]


건기대여사업자들 상당수가 생계 난에 떠밀려 멀쩡한 제 건기를 세워놓고 남의 기계 ‘조종 알바’를 뛴다고 한다. 큰 규모의 금융비용을 물고 감가상각을 감내하며 제 건기를 녹슬도록 썩히는 것도 모자라 체면 구겨가며 동료 기계를 타야 하는 속내는 어떨까?

본지가 기획 취재한 바에 따르면, 최근 건설기계 대여사업자 중 굴삭기 개별사업자 상당수가 멀쩡한 제 기계를 세워놓고 동료 것을 탄다고 한다. 일거리가 안 들어와 이른바 ‘스페어 조종’ 알바를 하는 것인데, 대여사업으로 생계비를 충당하지 못해 부업을 하는 것이란다.

1대로 직접 운전하며 굴삭기 대여사업을 하는 개별사업자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각종 비용을 빼고 월 250~300여만원을 벌어 인건비 정도는 건졌단다. 그 걸로 3~4인 가구 생계비를 빠듯하게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올 들어 수입이 그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한다.

한 달 일 나가는 게 5~10일이 고작이라고 이구동성이다. 굴삭기 금융비용, 보험료, 연료비, 유압유 등 각종 소모품비를 빼면 100~150만원을 손에 쥐는 게 고작. 먹고 입고 자는 데 드는 비용과 커가는 아이들 교육비 등을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건기사업자들의 본의 아닌 백수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일부에선 도박과 술 중독자가 늘고, 어디에서는 가정이 파괴된다는 소리도 들린다. 속된 말로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스페어 조종 알바를 뛰는 건 그나마 나아 보인다.

그러니까 제 굴삭기(건기)로 10여일 작업을 하고, 일이 없는 날 보름 정도는 조종 알바를 뛰면 월 250여만원을 번다고 한다. 대학 들어간 아들, 곧 고교 3학년을 마치는 딸 학비를 마련할 길도 여의치 않다. 자칫, 이웃이나 일가친척에 손 벌리기 일쑤다.

왜, 이런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지는 지 그 까닭은 대개 알고 있다. 건설경기 하락과, 건설기계 공급과잉, 그리고 국토개발을 완료해 가며 대규모 토목공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해결책은 찾기가 쉬워 보이지 않아 문제다.

이 같은 사태를 예견하고 무분별한 건기대여업 진입을 차단하는 수급조절 정책을 요구했고, 오랜 세월 정부의 대책마련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상황을 보면 거의 유일해 보였던 이 정책의 시행이 난망이다.

뾰쪽한 대책이 보이지 않자, 업계는 유가보조(자주식 건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한 편에서는 일해주고 떼이는 것이라도 막아보자며 임대료 보증제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1일 8시간제를 추진하고, 건기 임대료를 올려보자고도 한다. 하지만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것들을 추진해 봐도 일거리가 없으면 별무대책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고가의 건기를 비싼 금융비용을 써 가며 썩히는 날이 앞으로 더 늘어갈 것으로 보여 업계 앞날이 캄캄하기만 하다. 당국도, 업계도 대책마련에 골몰하지 않으면 건설산업의 기반 중 하나인 건기업이 와해되는 날을 머잖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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